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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밤하늘7890 2007. 3. 2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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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이른 아침
        어두움을 막 헹구어 낸
        빈 손바닥에
        하루를 올려놓고 기울인다
        헌신의 작은 몸부림
        한 모금 들어 와 하루를 열고
        두 모금 들어와 눈을 열고
        다 비우고 나면
        하늘이 열리는
        이 기막힌 떨리움
        그 안에 그만 내가 잠긴다
        아침에 마시는 차는
        빛 한 움큼
        내 속의 메마른 골짜기 구석구석 스며들어
        가로막힌 산을 뚫고
        황량한 들판
        먼 마을까지 적신다

        - 김영교의 시
        《물 한방울의 기도》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