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던 날
12월이 시작된지 몇일이 안된 지난 3일은 고향 한동네에서 함께 소꼽놀이 하며 놀던 옛 친구들을 고향이 가까운 진안 마이산 자락 어느 계곡에서 20세기농장 이라는 간판을 걸고 토종꿀벌이며, 오리,오골계,흙돼지,등을 치며 사는 친구의 소박한 농장에서 년말 송년회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서울 경기지역 친구들은 광나루역에서 12시에 만나서 출발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정오12시 렌트한 15인승 승합차로 광나루역을 출발하여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대전으로 해서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내려 가는데 먼저 도착한 다른 지역 친구들이 연락이 왔다.어디쯤 오느냐고,
몹시도 보고싶었나보다.(빨리 보고싶은 애타는 마음이야 다 같겠지만...)
무주에서 내려 국도로 해서 농장 입구에 들어서니 마당에는 통나무를 쌓아 만든 모닥불이 훨훨 춤을 추고 그옆에 드럼통을 절반 잘라 만든 구이통위에서는 돼지고기가 지글 지글 소리를 내며 술잔을 유혹하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친구들은 벌써 한잔씩 걸쳤단다,
서로 반가워 손도 잡고 끌어 안아도 보고 그렇게 저렇게 서로 안부전하고 물어보고 술도 한잔씩 권하고 그러다 우리들은 모닥불을 중심으로 둘러서서 손잡고 어깨동무도 하고 손뼉도 치며 밤이 깊도록 노래하고 춤도 추며 향수를 달랬다.
자정이 가까워 지면서 눈발이 하나둘 보이더니 하얀 눈송이는 우리들의 모임을 축하라도 하려는듯 보기좋게 내려 주었고 그리고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 가고 있었다. 장소를 방 안으로 옮긴 우리는 방안에 둘러 앉아 이불속에 발을 넣고
(#사람이 많을 때는 발을 앞으로 쭉뻗어야 서로의 간격이 좁혀져 많이 앉을 수 있으며 발을 뻗은 모습이 조금 어색하므로 그때 커다란 이불로 발을 커버하면 이불속이 비밀스럽고 색다른 신비로움이 있다.그리고 스킨쉽의 묘미도 있고.)
정답고 그리웠던 친구들 서로 마주보고 손뼉치며 돌아가며 노래도 하고 합창도 하며 한방에서 밤이 새는 줄도 몰랐었다.
창밖에는 포근히 함박눈이 내리고 우리들의 노랫소리는 마이산 자락
어느깊은 계곡을 메아리 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