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나의 love story

그 아이! (첫 번째 이야기)

밤하늘7890 2016. 2. 6. 19:18
오빠 저 자전거 좀 태워주세요! 깜깜한 시골 골목길에서 마주친 그 아이는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그녀를 처음 본건 1975년 내 나이 23살 모내기가 한창이던 어느 봄날 그녀의 큰집이자 내 친구의 집이었다. 단발머리에 하얀 블라우스와 하늘색계통의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단아한 외모에 무척 귀엽고 예쁘고 명랑했다. 어느새 나는 그 아이를 뒤에 태우고 모내기가 한창인 인적이 없는 어두운 들길을 달리고 있었다. 처음 그 아이는 내 양옆 허리춤을 어설프게 잡았다. 하지만 비포장도로의 덜컹거림은 꽉 잡으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얼마 안가서 내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몇 살이니? 열여섯! 이름은? “명숙”이, 난 그 아이를 그날 낮에 처음 보았고 친구의 동생이라는 것 말고는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다만 농번기때 큰집에 다니러 왔고 며칠 후에는 전라남도 석곡 그녀의 집으로 돌아 갈 거라는 것 말고는……. 들길을 지나 신작로를 따라 읍내까지 우리는 그렇게 자전거 드라이브로 첫 만남이 이뤄졌고 그렇게 만남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