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오늘 하루의 일기.
등산과 도토리
밤하늘7890
2016. 10. 14. 17:22
젊었을 때는 무심하던 건강을 나이 들어갈수록 챙기게 된다.
건강을 챙긴다는 것은 잘 먹고 잘 자고 열심히 운동하면 되는 것이다.
먹는 것이야 뱃속에서 달라고 하면
무엇이든 배부르게 골고루 먹으면 되는 것이고
잠이야 내 잠을 방해하는 그 무엇도 없으니 잘 자고 있다.
문제는 운동인데 나이드니 자꾸만 게을러져 운동을 소홀히 하게 된다.
해서 요즘 나는 서울 근교의 산을 등산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가을철은 역시 수확의 계절이다.
온갖 곡식과 과일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고 가을 산 또한 풍성하다.
송이버섯을 비롯해서 온갖 식용버섯들이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고
도토리나무 아래에는 탐스런 도토리들이 산객들의 눈길을 홀린다.
산을 오르는데 길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가 너무 예쁘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쉽다.
허리를 굽혀 집어 들고 주위를 살펴보니
여기저기에서 토실토실한 도토리들이 자꾸만 유혹을 한다.
그렇게 어느새 한 움큼의 도토리가 내 손에 쥐어졌다.
난 어느새 등산길을 벗어나 도토리나무를 찾아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 주운 도토리가 어느새 비닐봉지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도토리묵 말고는 딱히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도토리묵을 만들려면 겉껍질을 까서 울려내고 곱게 갈아서
자루에 넣어 짠 다음 앙금을 가라앉혀
그 앙금을 물과 배합하여 끓여서 식히면 도토리묵이 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이 매우 번거롭다....ㅎ
순간 욕심에 눈이 어두워 주워오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