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나의 love story
산골 소녀! (두 번째)
밤하늘7890
2018. 11. 23. 15:56
산골 소녀! (두 번째)
저만치 건너편 산에 고사리를 꺾는 아가씨들이 보인다.
그들에게 접근하기위해 정신없이 쫓아간다.
그러나 산골에서 자란 소녀들은 산을 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한창 젊은 나이인 우리들인데도 좀처럼 따라잡기가 힘들다.
그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가면
그들은 어느새 또 저쪽 건너편 산으로 이동해 있다.
(그 시절 그 곳 산들은 사람들이 땔감이며 퇴비를 마련하기 위해
나무며 풀을 마구잡이로 채취하는 바람에 모든 산이 민둥산이어서
산골짝은 물론 건너편 산등성이에 토끼가 뛰어가는 모습도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가 좋았다.)
오전부터 시작한 우리들의 술래잡기 놀이는 해가 져야 끝이 난다.
어찌 어찌 겨우 따라잡아 말 몇 마디라도 나누고 나면
그들은 또 다른 곳으로 쏜살같이 이동한다.
쫓고 쫓기는 관계 그것은 술래잡기 놀이였다.
그만큼 재미도 있었다.
그렇게 이산 저산을 헤매고 다니며 술래잡기놀이에 열을 올리던 우리는
저녁 해가 서산을 넘을 즈음 술래잡기놀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장수군과 남원군의 경계인
“새맥이재”에 모여 별 성과 없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심정으로 뭔가 허전한 마음에
저 멀리 아래 동네를 바라보며 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