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세달 동안 미국에서 지내다 지난 9일에 들어왔다며 야외에 나가 시원한 바람이 쐬고 싶단다. 그래서 같이 만나 남한산성 숲길을 걷기로 했다. 그 날이 10월 17일 이였고 친구와 우리 집에서 만나 남한산성을 찾았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고 곧바로 수어장대를 향해 쉬엄쉬엄 걷다가 쉼터의 의자에 앉아 쉬기도 하고 가져온 커피도 나눠 마시며 오순도순 정답게 이야기 나누며 수어장대에 올라 기념사진 한 장 챙기고 성곽을 따라 돌아 내려와 예전에 한 번 들렸던 “은행나무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식당을 나와 1시간여를 더 걸었다. 미국 들어가기 전에 만나고 한참동안 못 만나다 만나니 더 반갑고 좋았다. 내가 그 친구를 좋아하는 것은 만나면 누구보다 편하게 대해주고 나 또한 편하게 대할 수 있어서 이다. 친구든 지인이든 만나면 좋은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 편안한 사람끼리는 자주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과 어쩔 수 없이 같이 한다면 즐거울 수가 없을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사람을 골라서 만나느냐고 하겠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친구든 그 어떤 사람이든 좋은 사람과 만나야 하고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를 닮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쁜 친구와 자주 어울리다 보면 이 또한 자기도 모르게 그에 물들기 마련인 것이다.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나에게는 큰 행복이다. 그래서 10월 17일 오늘은 참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