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형제봉 등정기
6월 하고도 7일
봄이라 하기도 그렇고 여름이라 하기도 그런
여름의 문턱에서 계절은 서성대고 있다.
산행은 봄이면 봄이라서 좋고 여름이면 여름이어서 좋고
가을도 겨울도 산을 좋아 하는 사람이라면 계절을 따지지 않는다.
가슴을 파고드는 상쾌한 산속공기,
어디를 둘러봐도 싱그러움이 넘치는 푸른 세상,
산새들의 이야기소리, 다람쥐의 재롱,
야생의 들꽃들은 예쁜 미소로 산객들의 옷깃을 붙잡는다.
이따금 나무사이를 지나며 나뭇잎들을 간질이는 산바람은
산객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고 간다.
산을 오르다 목이 마를 즈음이면 때 맞춰 옹달샘이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다.
산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는 온 세상은 모두가 나의 품안에 든다.
이렇게 좋은 산을,
생각만 해도 마음 설레는 우리 친구들이 손짓하니 아니 따를 수 있을 것인가.

모이기로 한 장소로 가기위해 수원 경기대 후문 앞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무정이 친구가 먼저 알아보고 손을 내민다.
둘이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경기대 교정을 가로 질러 정문을 나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서 모두 만나
“은하수”와 “숙향이”친구가 열심히 준비한 먹을거리 공평하게 나눠 짊어지고
정상을 향해 출발 ! 출발 인원은 13명 .
무정이, 안테나, 희수, 솔향기, 달이, 창공, 밤하늘, 은하수, 숙향이, 목련, 시희,
그리고 창공이 친구의 일행 두분
산길은 원래 뭉쳐서 갈수가 없다.
그래서 서로 이야기의 내용과 오르는 속도의 정도에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러면서 오르기 마련이다.
군복으로 무장한 안테나는 오늘도 여전히 안테나를 뽑아들고
여성들이 제일 재미없어한다는 군대이야기로 시종일관이다.
이렇게 한참을 오르던 우리 일행은 사람들이 뜸한 조금 외진 길을 돌아 오르다
쉬어가기 좋은 나무아래 평평한 곳에 자리를 깔았다.
수박케이크에 촛불을 밝혀놓고 주인공이 없는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수박을 잘랐다.
오늘의 주인공은 사정상 마지막에 합류한 자룡이 친구였다.
여기서 목도 축이고 충분히 쉬었으니 또 출발해야겠지요?

*(중략)*
중턱쯤 암자 입구에 이르니 어느 분이 친절하게도 암자에 들려
국수들 먹고 가라고 하신다.
그러나 이를 어찌 할고 우리 의 수원 두 친구가 준비해온 맛좋은 음식들이
잔뜩 우리의 입을 노리고 있으니 다음에 와서 먹겠습니다.
라고 하는 답례로 국수 한 그릇 저축 해 두고 지나왔다.
친구들아 다음에 광교산 갔다가 시장하거든
그 암자에 들려 “밤하늘”이 저축해 둔 국수 달래서 먹으면 돼 알았지?
뭐야 이야기가 빗나갔잖아,
아무튼 우리는 암자에서 조금 떨어진 산마루 정자에서
먼저 자리 잡고 점심식사중인 다른 일행들을 숫자놀음으로 밀어내고
정자를 독차지하고 오늘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만찬이 시작되었다.
대강 나열해 보면 숙향, 은수 두 친구가 준비한 밥과 각종 반찬
그리고 깻잎에 상추 잘 익힌 돼지고기 보쌈
7년 동안 묵혔다는 동충하초주 캔맥주에 소주 그리고
올라오다 안테나가 사온 막걸리 목련이 친구가 쑥 뜯어다 손수 만들었다는 떡
시희가 사온 떡, 펼쳐진 먹을거리가 너무 많아 다 나열할 수가 없을 정도다.
(*목련이 친구가 열심히 사진 찍었으니까 사진방에 들려 꼭 보세요)
우리 친구들 실컷 입맛대로 먹어대더니 여기저기서 아! 배불러, 아! 배불러,
같은 말들 이 나온다.
그렇게 배부르게 먹고 씩씩대며 오른 형제봉 바로 아래
일명 작은 형제봉에 올라 바위위에서 잘생긴 나이를 가름 할 수 없는 소나무 옆에서
혼자, 둘 셋이서 그리고 모두 모여서 50대의 세련미 넘치는 아름다운 자태들을
카메라에 모두 담았다.

*(또 중략)*
내려오는 길에 또 한 번의 자리폄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산을 내려와 저수지 아래 공원 정자 옆 잔디밭에서
마지막으로 합류한 자룡이가 쏜 닭튀김과 소주 막걸리 맥주로
마지막 여흥을 즐기는 것을 끝으로 오늘의 산행은 그 막이 내렸다.
멀리 철원에서 친구들이 좋아 찾아온 창공이 친구 고맙고
열심히 음식 준비해온 “은수” “숙향” 두 친구
준비해온 음식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산행에 동참한 모든 친구들 오늘 하루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었어!
우리 모두 다음에도 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것을 약속합시다.
친구들아 건강해야 돼 알았지? 꼭!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