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마을
오랜 가뭄으로 모든 이들의 가슴을 애태우던 목마름이 가시고 흡족히 내린 비로 생기를 되찾은 산하가 싱그럽고 활기가 넘친다. 오늘은 양평 서종면에 있는 황순원님의 명작 “소나기”의 배경마을 수능리의 황순원 문학관을 찾았다. 서울에서 한강을 끼고 이어지는 길은 굽이굽이 꺾어지는 곳 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길이다. 한강을 끼고 잘 닦여진 길 아래 강과의 사이의 옛 철길은 지금은 멋진 자전거도로로 변환되었고 그와 나란히 하는 옛길 또한 구불구불 멋지다. 주위를 마음껏 즐기며 양수리에서 북한강을 끼고 수능리 소나기마을로 향한다. 이어지는 길은 가히 환상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의 속도가 저절로 줄어든다. 하나하나 다 보지 못하고 스치고 지나가면서 느껴야만 하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순간순간 바뀌는 주위의 경관이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개울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에서 문학관으로 오르는 길목에는 문학촌 소나기마을을 알리는커다란 비석이 있다.
다리 아래 개울가에 마음대로 자라고 있는 갈대가 싱그럽고 아름답다. 가을엔 갈대꽃이 예쁘게 피겠지...
주차장 앞 도로가에는 화초와 들풀이 조화를 이뤄 아름답다 . 들풀마져도 내 눈에는 아름답다.
소설 “소나기” 속의 소나기마을을 이야기 하면서 작가 “황순원”님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황순원은 일제 말 언론의 자유가 억압받고 한글의 사용이 금지된 불행한 시점에서 시작되었다. 많은 작가들이 일제에 협력하고 한글을 버리던 시기에 황순원은 암담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우리말을 지키려는 비장한 각오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은 그의 문학작품 속에 잘 나타내 보이고 있다. 그는 잡문이나 신문 연재소설은 거의 쓰지 않았으며 오직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증명해온 작가다. 그의 순수문학은 현실을 외면하거나 초월하려는 예술지상주의가 아니라 시대의 문제와 치열하게 대결한 작가 의식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문학마을 입구 에서 목넘이 고개를 넘으면 주차장이 또 하나 있고 그곳에 차를 주차하고 소년이 사랑하던 윤초시의 손녀딸과 풋사랑의 꿈을 일구던 징검다리가 있고 이 징검다리를 건너면 소년이 학교를 다니면서 넘어다니던 목넘이 고개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잘 놓여있다. 우리는 이 쪽길을 택하기로 했다.
주차장으로 들어서기위해 마을길을 들어섰는데 길가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우리들의 발을 꽁꽁 묶어 놓고 말았다.오른편으로는 마을이 담장은 없고 대신 길게 이어진 꽃밭이 담장을 대신하고있고 오른편으로는 익어가는 옥수수가 풍성함을 몸으로 이야기 하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골목길을 지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우리는 잘 놓여진 나무다리를 마다하고 개울의 징검다리를 택했다. 몇년전 징검다리를처음 복원시켜놓았을 때와는 달리 조금은 망가져 있었지만 소설속의 추억을 더듬어 보기는 충분했다.
징검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고 다리를 걷어 올려야 했다.
이렇게 한동안 과거속에 빠져있다. 현실로 돌아왔다. 다시 목넘이 고개를 넘기 위해 나무계단을 올랐다.
나무계단이 아름다워 몇컷 올려본다.
목넘이고개의 안내판
목넘이고개
목넘이 고개를 넘어 문학관으로 내려가는 길
목넘이 고개를 넘어 마을로 들어왔다는 전설속의 "신둥이"상(소설과는 무관하며 이 마을에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속의 주인공)
목넘이 고개를 넘어가는 길가에는 장승과 솟대도 이렇게 세워 놓아 운치를 더해준다.
소설속에서는 소년이 소녀에게 멋있게 보이려 송아지를 올라타는 장면이 있다. 그 소설속의 송아지와 어미소를 여기에 만들어 놓았다.
내가 처음 "황순원"작가의 "소나기"를 대한 것은 중3때 국어 교과서에서다. 난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 속에 빠져들어 마치 내가 소설속의 주인공인 듯 착각을 했다. 이 소설을 읽는 모든 소년 소녀들은 다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가 싶다. 이 소설은 수 십년이 진난 지금까지도 그 때 그 아름다운 소년의 마음을 나에게 간직하게 했다.
문학관을 나온 우리는 중미산 자연휴양림 계곡을 드라이브 하며 중간중간 경치 좋은 곳에서 쉬면서 양평에 도착했다. 그새 조선호박은 한아름 되게 커져있었고 토마도도 잘 익었다. 오이는 넝쿨만 무성할뿐 도무지 열지를 않는다. 샅샅이 뒤져 겨우 한개를 찾았다. 애호박은 지난주일에 왔을때는 없었는데 두개가 열렸다. 이렇게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같이한 친구들 오늘 하루 너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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