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생≫♧♧(이동용)
아가에서 형 오빠 언니 누나로
형 오빠 언니 누나에서 아빠 엄마로
아빠 엄마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로
밀려서 여기 까지 왔습니다.
처음에는 밀고 올라갔는데
언제 부터인지 밀려서 왔습니다.
여기에서 더 밀리면 갈 곳이 없는데…
밀리지 않으려 버텨보지만
밀리지 않으려 애써보지만
아가들은 자꾸만 태어나고
태어나면 자꾸만 밀려난다.
밀리지 않으려 버텨보지만
밀리지 않으려 애써보지만
자꾸만 자꾸만 밀려납니다.
새로운 탄생에 밀려납니다.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었다.
하고 싶은 일들도 많았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한다던 일들은
생각대로 그리 쉽지만은 않았었다.
그래 아직은 할 수 있다.
해보는 거야!
그러나 시간이 없다.
자꾸만 뒤에서 밀고 있다.
이제는 밀리지 않으려 버티기조차 힘이 든다.
어른이란 어린 시절에 꿈꾸던 그런 생활이 아니었다.
힘들게 고달프게 사는 게 어른이다.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게 어른이다.
지금도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벼랑 끝으로 밀려나고 있다.
자꾸만 자꾸만 밀리고 있다.
새로운 탄생에 의해…
또 다른 탄생은 또 다른 죽음을 의미한다.
세월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 우리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