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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림동 계곡

밤하늘7890 2012. 8. 23. 13:24

 

고향에서 지낼때는 이렇게 멋진 곳을 지척에 두고도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기만 했을뿐 찾아 보지 못했다.

나이 들어 이제사 여유를 가지고 내 고향이나 다름 없는 화림동 계곡을 찾았다.

남덕유산에서 시작된 남계천(남강)을 따라 함양군 안의면으로 흘러내리는 절경 화림동 계곡

그 풍경들과 잘 어우러진 옛 정자들이 참 아름답다. 한양에서 지리산 가는 옛 길목인 화림동 계곡은

육십령 고개 아래부터 안의까지 이어지는 계곡으로 학덕 높은 옛 선비들이 으례 시 한수 읊고 가는 곳으로

지금도 화림동계곡 곳곳에 남아있는 그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다.

화림동(花林洞)이란 예전에 꽃과 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완만하면서도 긴 계곡에 물길을 막는 멋진 바위들과 곳곳에 아름다운 숲이 있어 보기 드문 절경을 빚어낸다.

옛부터 화림동계곡의 팔담팔정(八潭八亭)은 유명한 명소였다. 팔담팔정은 여덟 개의 담과 여덟 개의 정자를 의미한다.

화림동계곡의 아름다움과 잘 어울리는  멋진 정자들은 2012년 8월 현재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만이 남아 있다.

 

 

 

 

 

 

 

 

 

 

 

 

                                                  물가에 홀로 활개 치고 있는 저 소나무가 유난히 눈에 든다.

                                      무지개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담수, 그 깊이를 가늠 할 수 없이 깊고 맑다.

                                    겨연정 위 바위 위에서 본 거연정으로 이어진 무지개 다리와 그 아래 담수

 

 

 

 

 

동호정 아래 널따란 바위(차일암)는 수 백명이 들어서도 넉넉하게 크다. 그 옆을 흐르는 적당하게 깊은 물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 하기에는 딱 안성마춤이다. 물놀이 하다 한기를 느끼면 햇볕에 데워진 바위위에 누워 몸을 녹일 수도 있어 딱 좋다.

2천평 달바위 옆 정자 농월정, 달바위에 소나무 숲을 등지고 앉은 농월정(弄月亭)은 예조참판 박명부가 즐겨 찾던 곳에 후손이 세운

정자로. 달바위에 흐르는 물이 ‘달을 희롱한다’는 정자 이름 "농월정"

한때 화림동 계곡을 대표했던 농월정(弄月亭)은

2003년 방화로 소실돼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계곡 경치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장관을 이룬다.

                                                                농월정으로 이어지는 다리

    다리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풍경 물이 깊어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수영을 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

                                     다리 위에서 올려다 보니 어느 강태공이 세월을 낚고 있었다.

 

 

                                   이곳 농월정 역시 커다란 너럭바위들이 일품이다.

         너럭바위 위에 새겨진 옛 문인들의 필적이 흐르는 물에 씻기워 져 반들거린다. 많은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곳 농월정 어느 식당에서 올갱이 탕으로 점심을 마치고 주변 탐방로를 걸음걸음 즐기는 여유로움을 가졌다.

그러고도 시간이 넉넉하여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육십령을 넘기로 하고 쉬엄쉬엄 육십령 고개를 넘어

한양으로 향했다. 경남 함양 땅을 밟으려면 거쳐야 했던 육십령은 서해안 천일염을 소등에 바리바리 짐을 지우고 경상도에 팔러가는

소금장수의 애환이 남달랐을듯 하다. 함양에서 장수로 굽이굽이 도는 육십리 산마루, 서해안 소금장수들을 노린 산적 떼들이

들끓어 사람 60명은 되어야 무사히 재를 넘었다는 육십령, 지금도 굽이굽이 돌아 올라 넘는 육십령은 스산하리 만큼 한적했다.

 

 

 육십령을 거의 다 내려오는데 길가의 도라지밭에 도라지 꽃들이 자꾸만 예쁜 미소로 유혹한다. 하늘 하늘 가녀린 손짓을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