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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생각나는 것들 / 이 동 용
펄펄 끓는 따뜻한 아랫목이 그립고
빨갛게 달아오른 조개탄 난로가 그립습니다.
따스한 봄볕이 그립고
햇볕 잘 드는 따스한 양지가 그립습니다.
타닥타닥 훨훨 타오르는 모닥불이 그립고
모닥불에 잘 구워진 뜨거운 군고구마가 그립습니다.
시원한 산속 계곡이 그립고
여름 해변이 그리워지는 것은
지금이 겨울이라서 그렇습니다.
눈 내리고 얼음 어는 추운 겨울이라서 그렇습니다.
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도 지나고
햇볕 따가운 무더운 여름이 오면
그때는 이 겨울이 그리워질 테지요
눈 내리고 얼음 어는 이 추운 겨울이 그리워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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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겨울 그 무엇보다 더 그리운 것은
그리운 사람의 따스한 정이 담뿍 담긴
따끈한 차 한 잔이 더 그립습니다.
정다운 사람과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마시는 따끈한 차 한 잔이 더 그립습니다.
잘 덥혀진 아랫목 이불속에 같이 발 넣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마시면 더 좋겠지요?
잘 피어오른 난로 앞에 앉아 이야기 나누며 마셔도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