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일곱 번째)
밤이라고는 하지만 밤하늘의 별과 초승달이
비춰주는 세상은 한 폭의 그림 속
야경과도 같이 아름다웠다.
아니 어찌 한 폭의 그림과 비교가 되겠는가!
아마도 열여덟 쭉쭉 빵빵 예쁜 “순”이와
둘이여서 더 그랬을 것이다.
이제 다른 친구들과는 완전히 멀어졌다.
이 세상은 우리 둘만의 세상이다.
우리는 길가 풀밭에 나란히 앉아 밀회를 즐겼다.
이렇게 우리 둘이만 있으니 참 좋다. 그지?
응! 나도 그래!
어두운 밤을 그것도 외진 숲속에 그녀와 단 둘이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좋았다.
늑대라는 말, 남자들은 다 늑대라는 말
그냥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수컷으로서의
본능에 충실하기 위해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가고 있었고 어느새 나는
그녀를 끌어안고 한 몸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마지막 그것만은 안 된다고 했고
그녀는 의외로 완강했다.
그녀가 나에게 내어준 것은 젖가슴 까지가 전부다.
그 이상은 내어 주려하지 않았다.
비교하자면 현관문은 열어주면서
방문은 열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의 환경으로 보자면 그녀의 방문은
잠금장치는 없는 셈이다.
그런 그의 방문을 꼭 열어야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못할 것은 없겠지만.
그런 그녀에게 성적 욕구보다는
오히려 나의 자존심이 더 앞섰다.
내가 싫은 거야?
그런 것은 아니야!
그녀는 그런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기야 내가 싫었다면
이 밤중에 이 외진 곳을 따라왔겠는가!
아마도 그녀는 그녀의 처녀성을 지키려 했거나
아니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아무리 여자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남자의 힘을 당해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난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 것이
꼭 옳았는지 갈등해 보기도 한다.)
난 왜 그런 지를 더 이상 묻지 않았고
그녀의 의사를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더 이상 시도하지도 요구 하지도 않았다.
둘 사이는 갑자기 멋쩍어졌다.
그렇지만 우리는 속마음과는 다르게 겉으로는
안 그런 척 다정한 척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묘한 기분으로 밤길을 같이 걸어
친구들이 있는 “순자”네 집으로 왔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이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사실은 아무 일도 없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ㅋ)
친구들은 믿어주지를 않았다.
둘이 따로 간 것도 그렇고 늦게 들어온 것도 그렇고
누가 우리 둘 사이를 의심하지 않겠는가!
내가 친구들 입장이라 해도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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