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여덟 번째)
세월은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그때 같이 놀던 고향동네 친구들도
시집가고 장가가고 아들 낳고 딸 낳고
각자 제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나 헤어져 살게 되었고
가끔씩 만나는 모임에서는 으레
옛 고향에서의 추억을 이야기 하곤 한다.
야! 그때 곶감 서리하러 갔을 때 너희 둘
따로 떨어져서 뭐했니?
난 이런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뭐하기는 뭐해 짜샤! 아무 일도 없었어!
사실대로 말하지만 믿어주는 놈은 한 놈도 없다.
내 나이가 50대 초중반 쯤 되었을 때였을 것이다.
그때 고향 동네에서 같이 놀던 고향 후배
“영희” 한 테서 전화가 왔다.
오빠! 우리 추억 여행 한 번 가자!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 부산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연락이 되고 “영희, 미현, 영임”
그리고 나까지 넷이서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목적이 있어 기차를 더러 타기는 했어도
이처럼 여자아이들 셋과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만들기 어렵다.
넷이서 마주보고 앉아 도란도란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즐기는 기차여행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우리는 “구포”역에 하차하여
마중 나온 부산 친구들과 만났다.
그날은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는 부산지방에
눈이 많이 내려 쌓였던 해다.
그 때의 일이 아직도 또렷하다.
우리를 태우고 가던 친구차가 눈 쌓인
해변 길에서 미끄러져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아
반대편 차선을 넘었다.
당황한 친구에게 그나마 눈길 경험이 있는 내가
핸들을 건네받아 운전을 담당했다.
다행이 사고는 없었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한 생각이 든다.
눈이 내려 쌓인 풍경은 어디를 가나 아름다웠다.
그날 태종대의 설경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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