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여행 · 등산

관악산(23년 9월 2일)

밤하늘7890 2023. 9. 3. 18:51

어제는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관악산 등산길을 나섰다. 신림선 관악산역을 출발해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코스를 택했고 오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접하며 기회가 될 때마다 여러 사람들과 대화도 나눴다. 무장애 숲길은 울창한 숲속에 1~2m 높이의 계단이 없이 완만한 경사도를 유지하며 이어진 나무데크 길로 힘들이지 않고 걸으며 피톤치드를 마음껏 받을 수 있는 꿈길 같은 환상의 길이었다.

4야영장 근처 갈림길에서 만난 젊은 두 연인들에게 연주대 오르는 길을 물어 보는 과정에서 내 손에 물병이 안 들려 있는 것을 보고 맘씨 좋고 예쁜 이 아가씨가 이 더위에 물 없이 어떻게 등산을 하느냐며 자기에게 여유분이 있으니 한 병 주겠다는 것을 극구 사양하고 헤어졌다. 세상에는 참으로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아가씨였다.

산을 오르면서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손으로 물장난을 하면서 더위를 식히기도 하면서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저만치 바로 가까이에 관악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서의 시간을 만끽 하고 있었고 정상 석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찍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있었다. 나도 잠시 빈틈을 활용해서 관악산 정상 석을 찰칵 해 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아까 갈림길에서 만났던 그 아가씨를 만났다. 나를 보자마자 어! 아까 그분이시네 그러면서 제일 먼저 물어 본 말이 괜찮으세요! 이었다. 바꿔 말하면 목마르지 않느냐는 말이다. 그렇게 정상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저 멀리 바라보이는 주위의 풍겨들을 한참을 즐겼다.

하산은 등산의 반대편 과천으로 했고 내려가다 마주친 아빠와 올라오는 꼬맹이 에게 용기를 주기위해 아가가 씩씩하게 잘 오르네! 라는 내 말에 아이 아빠가 예! 처음으로 데리고 왔는데 생각보다 잘 따라 오네요 라며 내 말을 받았고 더 내려가다가 계곡에서 놀다가 짐을 싸서 나오는 어린 여자아이와 엄마와 마주치면서 또 아이에게 내가 한마디 말을 건넸다. 재미있게 놀았어? 라는 나의 물음에 아이는 네! 재미있었어요! 라고 크게 대답하는 폼이 정말 잘 놀았음을 느끼게 했다. 이래저래 힐링이 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