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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의 일기

밤하늘7890 2008. 2. 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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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우리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하며 배움을 준다. 어제 는 동해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출발 시간은 오후3시 고속도로를 씽씽 달려 다녀 온다 해도 밤이 늦을 것이다.

그런데 또 그 병이 도졌다. 시골길을 드라이브 하고 싶은 그 병 말이다.
난 잘 닦여진 고속도로 보다 꼬불꼬불 꼬부라지고 오르락 내리락 고개가 있는 그리고 논과 밭, 시내와 시골동네가 잘 어우러진 시골길을 좋아 한다. 무엇보다 여유로워 좋고 볼거리가 많아 좋다. 집도 바위도 나무도 풀한포기도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가도 가도 새로운 것들뿐이다.

바쁘게 다녀올 이유도 없다. 혼자라는 것 이래서 좋은것이 아닐런지...
고속도를 달리다 제천에서 내려 영월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산도 좋고 물도 좋은 강원도 시골길을 여유롭게 달린다.

영월까지는 비교적 잘 닦여진 4차선 길이여서 그래도 다소 속도를 낼 수 있고 시골 냄새도 덜 난다. 영월에서 부터는 수려한 산과 강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접할 수 있다. 잠깐 동강을 끼고 돌아 정선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꼬부랑 꼬부랑 고갯길을 돌고 또 돌고 넘고 또 넘어 시골 동네를 지나고 또지나고 고개숙여 익어가는 수수밭과 하이얀 메밀꽃이 만발한 메밀밭을 지나고 정선 아우라지를 지나 동해를 향해 가는데 어느덧 어슴프레 어둠이 밀려온다.

이렇게 즐기면서 동해에 도착하여 볼일 보고나니 저녁8시 30분 국도로 해서 강릉쪽으로 또다시 방향 전환, 정동진에 들려 늦은 저녁식사후 해변가에 잠깐 차 세우고 모래밭에 들어가 하얀 거품과 함께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와 이야기 나누다가 또다른 세계를 찾아 차에 몸을 실었다.

해변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수많은 유명한 해수욕장을 접할 수 있었다.
제철이 아닌 해수욕장은 한산하기만 했다. 오히려 북적대는 한 여름 보다는 낭만이 있었다. 양양에서 이제 동해안과는 작별을 고하고 설악산 쪽으로 또다시 방향을 전환했다.

양양시내를 벗어나 한계령쪽을 향해 가는데 이정표에 한계령,인제라는 표지판 글씨위에 빨간색으로x표시가 되어 있었다. 혹시 지난번 폭우때 휩쓸려간 도로가 덜 복구 된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가는데 인제 서울방향진행 차량은 구룡령 홍천 방향으로 우회하라는 표지판이 길옆에 잘 보이도록 세워져 있었다.

양양쪽에서 오색약수터로해서 한계령까지는 통행이 가능하나 한계령 정상에서 인제쪽으로는 통행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하는 수 없이 방향을 구룡령 쪽으로 잡아야 했다. 한 굽이 돌아 또 한굽이 돌고 돌아 오르고 또 올라도 정상은 도무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집에서 기다려줄 사람도 없고 바쁠 것도 없다. 그래서 이렇게 멀리 멀리 경치좋고 한가한 길로 돌아 가기로 하지 않았던가... 느리게 느긋하게 산길을 오르다 차창밖으로 하늘을 보니 보름이 하루지난 열엿새 둥근달이 구름을 헤치고 열심히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하늘에는 엷게 드리운 구름과 그 위를 항해하는 열였새 둥근달 뿐 사방을 둘러보아도 첩첩이 산일뿐이다.

맑은 공기를 마음껏 즐겨 보자고 차창문을 내렸다. 온갖 풀벌레 소리가 스쳐 지나간다. 고개를 오르는 차도 교차해 내려가는 차도 없다. 문득 전설의 고향이 생각난다. 소복입은 예쁜 처녀가 나타나 차를세울것 같은 기분이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니 달빛은 사라지고 짙은 안개가 앞을 막아선다. 정상이 가까워 지고 있는 것이다. 정상은 구름에 싸여 있을때가 많다.

여기는 해발 1013m구룡령 정상입니다. 라는 커다란 알림판이 눈앞에 보인다. 잠간 차 세우고 엔진과 라이트까지 끄고 차에서 내려 심호흡 한 번 하고 밤 경치를 즐긴다. 적막이 흐르는 깊은 밤 해발1013m 구룡령 정상.
아무도 없는 나만의 세상이다. 마음껏 소리쳐 보고 싶지만 마음속으로만 소리쳐 본다.

 

구룡령에서 홍천까지 이어지는 길은 비록 밤이기는 하지만 너무 좋았다. 홍천을 지나 양평에 이르니 지난 토요일 몇몇 친구들과 함께 즐기던 드라이브코스가 떠올랐다. 친구들이 그리웠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다리를 건너 지난 번 우리 친구들과 함께 가던 그 길을 새벽 2시에 가면서 친구들의 닉네임위에 친구들의 얼굴들을 하나하나 오버랩 시켜본다.

 

 

밤하늘 친구덕에 구경 한번 잘했네~~그런 좋은곳을 친구들과 같이 가야지~~ 06.09.10 06:24
시간 낼 수 있는 친구들 끼리 한번 뭉쳐 보자구 그럼 참 즐거울꺼야....두배로 06.09.11 17:29

 

친구야 옆자리에 누가 같이 있다는소리는 없네...영월에서 동해안쪽으로 가는길 산세도좋고, 나도 그런길을 좋와하지... 06.09.10 06:26
시골길은 한가로워서 참 좋아 , 언제 우리 같이 할 수 있는 날이 있을까? 기회 만들어 보자구... 06.09.11 17:30

 

나도 그런적이 있었지 동해 강릉 한계령 으로해서 국도를타고 ~가끔은 그렇게 하는것도 괜찬아~` 06.09.10 21:21
밤에 혼자 넘는 고갯길은 때로는 머리 끝이 쭈삣 설때도 있더군... 정말 귀신이라도 나올것 같기도하고... 잘 지내고 있지? 06.09.16 23:00

 

한갓지게 좋은곳 다녀왔네 그래도 혼자보담 종알종알 종달새라도 같이 가지그랬어!~~ㅎ 06.09.10 21:33
그런 종달새가 있어야지! 그리고 때로는 혼자 즐기는 고독도 나름대로 괜찮아.... 06.09.11 17:34

 

정말 멋진 드라이브하고 왔네...난 기껏 드라이브한다고해도 경기도 근교가 고작인데....친구야..닉네임위에 내얼굴 제대로 오버랩시켰남?? 06.09.11 09:31
채린친구 이제 확실히 얼굴 기억 할 수 있어.... 다음에 혹시 못 알아보면 내가 채린이야 하고 다가와 봐... 그럼 몹시 미안해 하겠지? 그러나 그런 일은 이제 없을꺼야!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면서... 06.09.11 17:37

 

하루의 일기 이지만 다 쓰기에는 너무 길것 같아 대충 적었어 사실은 중간에 엽총을 든 밀엽 꾼도 만나고 난데 없이 뛰어든 너구리 한테 놀라기도 하고 뭐 이런 저런 일이 참 많았는데 다 쓸수가 없었어... 우리 친구들 다음에 한 번 기회 되면 여유를 가지고 즐겨 보더라고... 06.09.11 17:43

 

언제라도 맘 먹으면 훌쩍 떠날수있는 친구가 부럽기만 하네 ~마음이 풍성한 사람은 글이 절로 엮어지는군 *^^* 06.09.12 07:54
혼자가 아니기에 때로는 혼자 이고 싶을 때가 있듯이 혼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둘이고 싶을때가 있다오... 친구 건강히 잘 지내고 있지요? 06.09.12 16:10

 

혼자 즐기는 고독도 나름대로 괜찮다...어떤 경지에 오른 듯한 사람의 말씀이네..어쩜 절대 고독의 벌판으로 나서야 새 지평이 열리는지도 모르겠네... 나도 혼자 훌쩍 떠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야겠어...(사실은 난 아직 운전면허도 없거든...ㅎ) 06.09.12 09:51
천상 별하나 친구는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 되겠군... 그가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 연약해 보이는 그 모습 , 친구모습보면 누구라도 보호해 주고 싶은 충동이 일걸.... 그런데 알고 보면 그런 사람들이 더 강하더라고.... 친구야 건강히 그리고 즐겁게 보내 하루 하루를 . 06.09.12 16:14

 

에쿵~~부러어라~혼자갈길이라면 공지내려보세유~~" 동행자구함 "하궁 ......대전팀이 신청할긴데..ㅎㅎ 06.09.12 10:39
함께 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할께요... 무박 2일도 참 좋은 여행이 됩니다. 토요일 떠났다가 일요일 일찍 돌아오면 일요일 볼일 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볼일 볼 수 있습니다. 진난 2일 잘 낸려갔지요? 우리 다음에 또 좋은 추억 많이 많이 만들어요.... 06.09.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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