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몇일 앞두고 살며시 내 곁으로 다가온
독감이라는 못된 놈이 산행일이 가까워 질수록
내 발목을 꼭 붙들어 잡고는 놓아 줄 생각을 않는다.
못된 감기바이러스도 이 밤하늘이 인간성이 좋다는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ㅎㅎㅎ
네가 아무리 내 발목을 붙들고 늘어져도 나는 우리 친구들과 한 약속을 꼭 지킬 것이다.
그동안에 네가 내게서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면
난 태백산 정상에다 너를 떼어 놓고 올 것이다.
독감 바이러스에게 엄포도 놓아 본다.... 통할까? ㅋㅋㅋ
1월 20일 토요일 아침 6시
전날 준비해 둔 배낭을 짊어지고 사당동으로 향했다.
전철역 1번 출구로 향하는 길목에서 연실이 친구와 수더분친구 만나 인사 나누고
버스에서 여러 친구들 만나 또 그동안의 안부 전하고
버스는 태백산을 향해 출발...
사교성 좋은 친구들은 이자리 저자리 옮겨 다니며
그동안 못 나눈 정을 나누느라 바쁘다 바빠....
올림픽도로 잠실종합운동장 근처에서 우리 차를 막아서는 용감한 두 여인이 있었으니
그는 목련과 그의 후배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유일사 매표소 앞에서 석탄박물관에 근무하는 연순친구 만나 친구의 인솔로 입산...
들어서는 순간부터 뽀드득 뽀드득 온통 눈길이다.
다들 아이젠 채우느라 잠깐 시간 소비하고 다시 출발,
많은 인파들 속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끼리끼리 오르기 시작 했다
지난해 검봉산 오를 때 무척 힘들어 하던 줄리는 잘 오르고 있어 걱정이 안 되는데
초롱이 친구가 조금 걱정이 되어 같이 동행했다.
이 친구 친구들과 함께해서 기분이 좋은지 숨을 헐떡이면서도 연신 이야기꽃이 만발이다.
숨이 찰 때는 말을 하면서 오르면 더욱 숨이 차는 법이다.
힘드니 말 하지 말고 오르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어쩌다 보니 소울이 초롱이 줄리 그리고 한 친구는 닉을 모르겠는데(미안)
그렇게 다섯 명이 한 조가 되었다.
선발대를 보내고 후발대로 기분 좋게 오르는데
나이를 가름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풍상을 겪었을 주목나무 군락이
하이얀 눈덮힌 태백산을 수놓고 있었다.
멋지게 뻗은 주목나무를 배경으로
혼자 찍기도 하고 둘이 찍기도 하고 끼리끼리 추억을 줄리 카메라에다 열심히 담으며
태백산 정상에 올라 먼저 도착한 친구들과 합류하여
태백산 정상을 알리는 비석을 배경으로 단체사진도 찍고
태백산 정기를 마음껏 가슴속에다 충전시키고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 가다가 혼자 내려가고 있는 가을이 친구를 만나 내려가고 있는데
연실이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절 매점에서 라면 끓이고 있다고 이미 그곳에서 500M정도를 내려와 있었다.
그냥 내려갈까? 아니면 도로 올라가 뜨거운 라면 국물 맛을 보고 갈까?
뜨거운 라면 국물은 내려온 길을 도로 올라가게 만들었다.
가을이와 열심히 오던 길을 올라 친구들을 찾으니 만찬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서서 내려와야만 했다.
슬픈 라면국물의 사연을 남기고...
완만한 눈길은 군데군데에서 눈썰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하나보다.
비료포대 또는 비닐봉지 등 깔고 앉아 타고 내려올 수 있는 도구는 다 동원 되었다.
그렇게 저렇게 내려와 연순이 친구의 안내로 석탄박물관 에서
열심히 학교 다닐 때 못 다한 공부 보충수업하고
연순이 친구를 박물관에 남겨둔 채 우리들은 차에 올랐다.
피곤해서 차에 오르자마자 떨어질 줄 알았던 친구들 음악이 나오자마자 웬 힘이 그렇게 솟는지?!
특히 목련이 친구와 그의 후배, 그리고 초롱이, 연실이친구의 두 친구
늘씬하고 아담한 그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차가 어찌나 흔들리던지 난 차가 넘어질까 봐 차 넘어지지 말라고 차 꼭 붙들고 가느라 힘 꽤나 썼지....ㅋㅋㅋ
노래들은 왜 또 그리 하나같이 다 잘하는지 ...
그렇게 즐거운 하루는 다음을 또 기약하면서 추억만을 남겨 둔 채 그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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