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을 장난감 삼아 가지고 놀던 세대가 우리들 세대다.
좀 억지 같지만 그래서 나는 우리들 세대를 고무신 세대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어릴때 친구들과 마을 어귀 커다란 느티나무들 이 우거진 숲에서 많이 놀았었는데,
고무신을 벗어 한짝을 말아 나머지 한짝 코 부분에 안쪽 으로 끼워 넣으면
트럭으로 변신하고 한짝 코 부분을 안쪽으로 밀어넣고 나머지 한짝 코 부 분을 끼워넣으면
기차가 되고 또 앞쪽을 뒤집어 끼우기도 하고 뒷쪽을 뒤집어 끼우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가지로 변신시켜 나름대로 창의력내지는 사고력을 키우며
흙밭에서 붕붕 부르르릉 자동차 소리를 내면서 고무신 자동차를 밀고 다니며 놀았었다.
비가 많이 내려 마을앞 시냇물이 불어나면 우리들은 시냇물에 뛰어들어
고무신을 벗어 물장난을 하며 놀았고 고무신을 상류쪽으로 힘껏 던져
물살에 떠 내려오는 고무신을 잡는 스릴을 만끽 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고무신을 놓치기라도 하면
떠 내려가는 고무신을 쫓아 허둥대다 넘어져 옷을 흠뻑 적시기도 하고
아랫쪽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구원을 요청하여 다행히 잡기도 하지만
한참을 쫓아도 끝내 못 잡고 떠 내려 보내고 울면서 야단 맞을 걱정을 해야했던,
그리고 이른봄 학교길 물논에서 올챙이를 잡아 고무신에 담아
꼬리 흔들며 헤엄쳐 노는 모습보며 즐기던,
물논에서 논고동 잡아 소중하게 담아 집으로 가져오기도하고
냇가에서 어쩌다 용케 잡은 미꾸라지나 붕어 한 마리 담아 집으로 가져와
대야에 담아놓고 배고플까봐 밥알을 넣어주던
(그때는 물고기도 우리처럼 밥을 넣어주면 먹고 살 수 있으라 생각했었다.)
고무신 따먹기 놀이도 참 재미 있었던 추억거리다.
흙장난 할때 물을 떠 나르던 도구도 고무신이였고
시냇가에서 물고기 잡을때 물을 퍼 내던 도구도 고무신 이였다.
축구공 대신 차고 놀던 것도 고무신이였고
개미 잡아 안에 넣고 물위에 띄워 놓고 뱃놀이 시켜 주던 것도 고무신이 였다.
이렇듯 고무신은 우리들의 장난감으로 때로는 유용한 도구로
우리와 늘 함께 했으며 발을 떠나 손에 들려져 있을 때가 많았다.
더듬어 보면 고무신에 대한 추억은 많고 많을 것이다.
신세대가 아닌 우리들 고무신 세대 일 때 말이다.
난 이렇게 고무신과 늘 함께 했던 우리들을 고무신 세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들은 고무신 세대다.
*우리 친구들 이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더 많은 추억들을 되새겨보는
여유로움 가지시고 그리고 늘 추억처럼 아름답게 사시기 바랍니다.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거니까요!
2005년 10월 2일
'내가 쓴 글 > 수필(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마만에 들어본 개구리 울음소리인가! (0) | 2006.06.02 |
---|---|
허전함! (0) | 2006.05.20 |
이 나이에 설이 기다려지는 까닭은! (0) | 2006.01.24 |
쉬흔 쯤에! (0) | 2005.09.30 |
수락산 등정기 (0) | 2005.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