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나의 love story

나를 사랑 한 그녀! (두 번째!)

밤하늘7890 2018. 12. 15. 00:20

           나를 사랑 한 그녀! (두 번째!)

 

어쩌다보니 나의 이야기는 자꾸만

과거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어느 따스한 봄날!

그러니까 내 나이 스물한 살 때의 일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사무실 안을 가득 채웠다.

이러한 봄기운을 마음껏 만끽하기 위해

사무실의 양쪽 출입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선배와 둘이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는데 사무실 앞

담장 옆 정문에 몸의 일부를 숨기고

고개를 내밀어 우리 사무실을 기웃거리는

두 아가씨가 있었다.

 

(참고로 우리 사무실은 큰길에서 수리조합으로 들어서는 골목으로 들어서면서 바로 우측에 위치하고 있어 큰길에서는 안보이고 골목으로 10여보 들어서야 정문이 있다.)

 

한 아가씨는 우리 사무실 바로 앞

정육식당 집 딸이었고

또 한 아가씨는

큰길 건너편 양조장집 딸이었다.

평소에 알고는 있었지만

그저 스쳐 지날 뿐 별다른 인연은 없었다.

그런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해 주려는 듯이

이들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누가 먼저 말을 걸었는지

어떤 말들을 했었는지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 이후 그들과 우리는

사무실과 정문사이의 공간을 두고

그렇게 몇 번의 이상한 데이트와

탐색전이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

선배 형과 싸온 도시락을 먹으려는데

두 아가씨가 양은 냄비를 들고 들어와

책상위에 내려놓고 갔다.

냄비뚜껑을 열어보니 돼지고기와

김치와 두부를 넣고

정성껏 끓인 김치찌개였다.

와! 그 맛이란…….

지금도 그때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 당시 시골에서는 사료를 먹이지 않은 농가에서 쌀겨와 음식물 찌꺼기를 먹여 키워서 요즘처럼 비육우로 사육한 돼지고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그 맛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