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 한 그녀! (두 번째!)
어쩌다보니 나의 이야기는 자꾸만
과거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어느 따스한 봄날!
그러니까 내 나이 스물한 살 때의 일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사무실 안을 가득 채웠다.
이러한 봄기운을 마음껏 만끽하기 위해
사무실의 양쪽 출입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선배와 둘이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는데 사무실 앞
담장 옆 정문에 몸의 일부를 숨기고
고개를 내밀어 우리 사무실을 기웃거리는
두 아가씨가 있었다.
(참고로 우리 사무실은 큰길에서 수리조합으로 들어서는 골목으로 들어서면서 바로 우측에 위치하고 있어 큰길에서는 안보이고 골목으로 10여보 들어서야 정문이 있다.)
한 아가씨는 우리 사무실 바로 앞
정육식당 집 딸이었고
또 한 아가씨는
큰길 건너편 양조장집 딸이었다.
평소에 알고는 있었지만
그저 스쳐 지날 뿐 별다른 인연은 없었다.
그런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해 주려는 듯이
이들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누가 먼저 말을 걸었는지
어떤 말들을 했었는지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 이후 그들과 우리는
사무실과 정문사이의 공간을 두고
그렇게 몇 번의 이상한 데이트와
탐색전이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
선배 형과 싸온 도시락을 먹으려는데
두 아가씨가 양은 냄비를 들고 들어와
책상위에 내려놓고 갔다.
냄비뚜껑을 열어보니 돼지고기와
김치와 두부를 넣고
정성껏 끓인 김치찌개였다.
와! 그 맛이란…….
지금도 그때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 당시 시골에서는 사료를 먹이지 않은 농가에서 쌀겨와 음식물 찌꺼기를 먹여 키워서 요즘처럼 비육우로 사육한 돼지고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그 맛이 좋다.)
'추억 > 나의 love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사랑 한 그녀! (네 번째!) (0) | 2018.12.18 |
---|---|
나를 사랑 한 그녀! (세 번째!) (0) | 2018.12.16 |
나를 사랑 했던 그녀! (첫 번째!) (0) | 2018.12.15 |
눈이 큰 아이!(여섯 번째 이이기!) (0) | 2018.12.05 |
눈이 큰 아이!(다섯 번째 이야기!) (0) | 2018.12.05 |